올드 보이들이 뭉친, 그래서 로망이 있었던 '오리젠'이 4강에 진출했다. 오리젠은 16강에서 KOO 타이거즈를 두 번이나 꺾으며 파란을 일으켰던 플래쉬 울브즈를 3:1로 꺾었다. 오리젠은 플래쉬 울브즈와 '너는 충분히 이기지' 매치에서 지금까지 돋보였던 날카로운 운영을 보여줌과 동시에 새로운 스타의 등장을 알렸다. 오리젠의 원거리 딜러 'Niels' 제스퍼 스베닝슨은 자신이 왜 유럽 최고의 원거리 딜러 'Rekkles'와 비교되는지 증명했다. 플래쉬 울브즈도 굉장히 잘 싸웠다. 특히 미드 라이너 'Maple'과 원거리 딜러 'NL'은 월드 클래스였다. 탑 라이너 'Steak'가 조금만 더 잘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도 남겼다.
■ 1경기 - 오리젠 승
오리젠의 미드 라이너 'xPeke'가 애니비아를 선택했다. 지금까지 오리젠은 애니비아를 굉장히 수비적으로 사용하면서 원거리 딜러를 키우는 조합에 기용했다. 하지만 8강 1경기에서 꺼낸 조연이 아니라 주연의 입장이었다. 애니비아의 수비력으로 미드 1차 타워를 오래 지키는 컨셉은 맞지만, 중후반 운영에서 애니비아는 팀의 핵심 딜러였다.
오리젠은 초반 봇 라인에서 정글러 개입 없이 2킬을 획득하며 시작했다. 굉장히 의미가 있는 플레이었다. 플래쉬 울브즈는 봇 라인의 균형을 다시 잡아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플래쉬 울브즈의 정글러가 많은 선택지에 정신을 차리지 못할 동안, 오리젠은 드래곤 스택을 차곡차곡 쌓았다.
몇 번의 위기는 있었다. 오리젠은 1차 목표가 큰 오브젝트를 많이 챙기는 것이었다. 플래쉬 울브즈 'Maple' 르블랑이 뛰어난 플레이로 오리젠을 괴롭혔다. 그나마 원거리 딜러 'NL'이 초중반 성장이 더뎠던 것이 천만다행이었다. 오리젠은 위험을 감수하고 시도한 바론 사냥에 성공했다. 이어진 한타에서 'Soaz'의 다리우스가 대회 세 번째 펜타킬을 기록했다.
그리고 오리젠은 또 다시 '선 제시'운영으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드래곤 5스택을 앞둔 오리젠은 플래쉬 울브즈의 정글 지역에서 매복하고 있었다. 플래쉬 울브즈는 당연히 그들이 드래곤을 사냥할 것이라 생각했다. 오리젠은 드래곤 지역으로 이동하는 플래쉬 울브즈를 발견하고 그들의 본진으로 진격했다. 수비하는 병력이 없는 플래쉬 울브즈의 넥서스를 오리젠이 파괴했다.
■ 2경기 - 오리젠 승
이번에도 'xPeke'가 애니비아를 선택했다. 그리고 더 좋은 조합을 가져갔다. 오리젠은 탑 룰루와 칼리스타, 탐 켄치를 픽했다. 애니비아가 충분한 구역 컨트롤을 통해 칼리스타에 시간을 준다면, 칼리스타가 무난히 캐리할 수 있는 그림이었다. 플래쉬 울브즈도 칼을 갈았다. 'Maple'이 빅토르를, 'NL"이 징크스를 선택했다. 탑 라이너는 말파이트, 엘리스와 모르가나로 원거리 CC도 갖췄다. 전체적으로 밸런스 잡힌 조합이고 스킬 연계가 매우 좋은 구성이었다.
칼리스타와 궁합이 좋은 서포터는 많지만, 상호보완이 가능한 챔피언은 쓰레쉬가 유일했다. 칼리스타가 궁극기로 쓰레쉬를 후방으로 보낸 후 '어둠의 통로'로 세이브하는 플레이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쓰레쉬는 주요 스킬을 맞추지 못하면 존재감이 급격히 떨어지는 단점이 있다.
롤드컵에서 새로 급부상한 서포터 탐 켄치는 칼리스타의 옆자리에 앉아 있는 쓰레쉬를 밀어냈다. 원거리 딜러를 지키는 데 쓰레쉬보다 훨씬 더 좋았다. 특정 상황에선 든든한 탱커도 됐다. 그리고 이번 경기처럼 싸움이 많으면 많을수록 탐 켄치가 활약할 수 있었다.
오리젠은 이번 경기도 운영이 좋았다. 애니비아는 얼음 벽으로 플래쉬 울브즈의 동선을 방해했다. 무조건 말파이트의 궁극기가 잘 들어가야 승리를 거둘 수 있었던 플래쉬 울브즈는, 중반 한타에서 대승을 거뒀다. 28분만에 말파이트의 궁극기가 제대로 들어갔다. 플래쉬 울브즈는 신나게 몰아쳤다. 전투에 자신감이 붙었다.
하지만 냉정함이 부족했다. 말파이트 궁극기가 없을 때 오리젠이 싸움을 걸었다. 플래쉬 울브즈가 너무 안일했다. 말파이트의 활약으로 만들어낸 유리함이 한순간에 없어졌다. 이 플래쉬 울브즈의 실수는 팀 전체의 오더가 맞지 않았다면, 승부가 결정됐던 마지막 한타는 'Steak' 말파이트의 실수가 크게 작용했다. 말파이트는 탐 켄치와 애니비아를 동시에 띄우기 위해 궁극기를 사용했다. 하지만 아무도 맞지 않았다. 2경기는 그렇게 끝났다.
■ 3경기 - 플래쉬 울브즈 승
플래쉬 울브즈는 원거리 딜러로 케이틀린을 선택했다. 오리젠의 원거리 딜러는 징크스였는데, 초중반까진 케이틀린과 비슷하게 성장했다. 경기의 분수령은 세 번째 드래곤 타이밍이었다. 미드 라인에서 오리아나와 대치하던 케이틀린이 시야 밖에서 필트오버 피스 메이커-평타-궁극기로 오리아나를 잡았다. 여기서 경기는 급격히 플래쉬 울브즈쪽으로 기울었다. 징크스가 700의 사정거리(대포)로 케이틀린의 푸쉬를 막아보려 했지만, 1:1 싸움에서 케이틀린쪽이 압도적으로 강했다.
'NL'의 케이틀린은 오리아나의 충격파만 피하면 됐다. 다리우스는 케이틀린에 접근조차 하지 못했고, 'Amazing'의 그라가스는 컨디션이 매우 안좋아 제대로 된 이니시에이팅을 하지도 못했다. 30분경 플래쉬 울브즈와 오리젠의 바론 한타는 경기의 하이라이트.
■ 4경기 - 오리젠 승
오리젠의 정신적 지주이자 에이스 'xPeke'가 흔들렸다. 플래쉬 울브즈의 4인 갱킹으로 선취점을 내준 'xPeke'의 애니비아. 이어 와드로 상대방을 확인함에도 불구하고 갱킹을 또 당했다. 그나마 다행이었던 것은 애니비아가 순간 이동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미니언 손실은 크게 보지 않았다는 것이다.
한타에서는 오리젠이 압도적이었다. 원거리 CC 연계가 너무나도 강력했다. 룰루, 앨리스, 애니비아, 징크스, 모르가나 모두 치명적인 CC를 사용할 수 있는 챔피언이다. 이렐리아가 '아이오니아의 열정'으로 CC에 강한 건 맞지만, 면역은 아니다. 오리젠 원거리 딜러 'Niels'의 징크스는 한타 때 마다 킬을 조금씩 획득하더니, 36분경에 케이틀린을 혼자 잡아냈다. 여기서 경기는 끝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