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2015년 9월 17일부터 모바일 기기용 운영체제(OS) ‘iOS9’를 정식으로 배포하기 시작했다. 2007년 ‘아이폰’과 함께 처음으로 등장한 iOS는 이번 업데이트로 9번째 큰 변화를 맞았다. 전세계에서 동시에 업데이트가 진행된 이후 24시간 만에 12%의 아이폰 사용자가 iOS9를 새로운 친구로 맞아들였다고 하니, 아이폰 사용자들도 9번째 변화에 퍽 적극적으로 환영의 인사를 보낸 모습이다.
겉으로 봐서는 큰 변화를 느끼기 어렵다. 디자인은 달라진 것이 없고, 새로 추가된 애플의 기본 앱도 국내에서는 활성화되지 않는다. iOS9의 변화는 작고 소소한 편리로 대변된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던 나태주 시인 말처럼,iOS9 너도 그렇다.
‘시리’는 원래 소극적인 친구였다. 홈 단추를 길게 누르거나 ‘시리야~’라고 불러야 나타났다. “무엇을 도와드릴까요?”라고 수줍게 되묻고 나서야 부탁한 일을 들어줬다(사실, 그리 유능한 친구는 아니다). iOS9에서 시리는 좀 더 적극적인 성격으로 바꿨다. 부르지 않아도 스스로 사용자의 필요를 감지한다. 사용자가 ‘원할 것 같은’ 기능을 알아서 추천해준다. 한 발 앞을 내다보는 기능 비로 ‘시리 제안’이다.
시리의 제안을 보려면, 아이폰의 첫 화면을 오른쪽으로 쓸어넘겨 ‘검색’ 화면을 띄우면 된다. 시리 제안에는 마지막으로 연락했던 사람의 연락처나 자주 연락하는 친구가 포함된다. 혹여 잠시 후 만나기로 약속한 인물이 있다면, 그 사람의 연락처도 시리 제안에 포함된다. 사용자가 앞으로 누구에게 전화를 걸지 시리는 예측할 수 있다.
연락처 제안 밑에는 시리가 제안하는 응용프로그램(앱) 목록이 나열된다. 앱 제안도 연락처를 제안하는 것과 비슷한 원리로 동작한다. 마지막에 쓴 앱이나 가장 자주 열어본 앱 위주로 앱 제안 화면이 구성된다. 예를 들어 아침에 일어나 아이폰으로 가장 먼저 하는 일이 뉴스를 확인하는 일이라면, 다음부터 시리는 기상 시간에 맞춰 검색 화면에 뉴스 앱을 띄워준다.
시리가 수행할 수 있는 기능도 업그레이드 됐다. iOS9부터 시리는 ‘서울에서 찍은 사진을 보여줘’, 혹은 ‘차에 타면 다시 알려줘’와 같은 음성명령을 인식해 사용자가 원하는 대로 해줄 수 있다.
시리 제안이 나타나는 검색 화면은 시리의 제안뿐만 아니라 그 자체로 매우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 검색은 더 편리해졌고, 검색으로 할 수 있는 일은 더 많아졌다.
예를 들어 사용자가 검색 창에 친구의 이름을 쓰면, 검색 화면에서 친구에게 바로 전화를 걸거나 문자메시지를 보낼 수 있다. 친구의 이름을 눌러 연락처를 실행한 다음 전화를 걸어야 했던 단계를 단축한 셈이다.
검색 화면의 검색창은 계산기와 은행원 역할까지 겸한다. 숫자와 수식을 이용해 간단한 연산을 입력하면, 검색 화면에서 바로 답을 볼 수 있다. 물건의 가격을 통화와 함께 입력하면, 자국 통화로 변환된 값을 보는 것도 가능하다. ’49.99달러’라고 입력하면, 현재 환율에 맞춰 변환한 원화 가격이 나오는 식이다.
스마트폰에서 다양한 앱을 쓸 수 있게 되고, 스마트폰의 성능도 한 번에 2~3개의 앱을 실행할 수 있을 정도로 좋아진 이후, 멀티태스킹은 모바일 기기의 활용도를 높이는 중요한 기능이 됐다. 화면 하나에 2개 이상의 앱을 띄워 동시에 볼 수 있도록 하는 기능 말이다. 경쟁 업체가 이미 수세대 전에 해당 기능을 추가했지만, 애플은 iOS9에 이르러서야 그것도 ‘아이패드’에만 제한적으로 멀티태스킹 기능을 추가했다.
iOS9의 멀티태스킹 기능은 아이패드 사용자에게 가장 중요한 변화 중 하나다. 애플의 멀티태스킹 기능은 3가지 방식으로 동작한다. ‘슬라이드 오버’와 ‘스플릿 뷰’, 그리고 ‘화면 속 화면’이다.
슬라이드 오버는 하나의 앱을 실행 중인 상황에서 앱을 끄지 않고 다른 화면을 불러내는 기능이다. 주로 웹브라우징을 하거나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등 2번째 앱에서 간단한 작업을 해야 할 때 쓰면 좋다.
스플릿 뷰는 말 그대로 아이패드의 화면을 반으로 나누는 것을 말한다. 슬라이드 오버로 띄운 2번째 앱이 간단한 작업을 위한 것이라면, 스플릿 뷰는 2가지 앱을 동시에 써야 하는 상황에 어울린다. ‘워드’ 앱과 ‘엑셀’ 앱을 동시에 봐야 하거나 ‘사파리’ 웹브라우저에서 검색한 지명을 애플의 ‘지도’ 앱으로 확인하고 싶을 때 유용하다.
마지막으로 화면 속 화면은 애플의 ‘페이스타임’과 찰떡궁합이다. 아이패드에서 페이스타임으로 통화 중일 때 홈 버튼을 누르면, 페이스타임 화면이 작은 크기로 바뀌고 화면 구석으로 이동한다. 페이스타임과 다른 앱을 동시에 이용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컴퓨터를 한 손에 들고 다닐 수 있게 된 것은 좋은 일이지만, 그 똑똑한 컴퓨터도 배터리가 없으면 무용지물이다. 스마트폰의 가장 큰 불편은 어쩌면 배터리일지도 모른다. iOS9는 아이폰을 더 오래 쓸 수 있도록 ‘저전력 모드’를 지원한다. 배터리 잔량의 단 1%가 아쉬울 땐 유용하게 쓸 수 있는 기능이다.
저전력 모드를 활성화하면, 아이폰은 즉시 e메일 가져오기나 백그라운드 앱 새로 고침 기능을 중지한다. 네트워크에 연결해 배터리 소모를 가속하는 일부 기능을 중단해 배터리 사용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또 아이폰의 화면을 전환할 때 화려한 효과를 주는 기능을 빼 배터리를 아낀다.
애플은 저전력 모드를 활성화하면 아이폰의 배터리 지속 시간을 최대 1시간 가까이 늘릴 수 있다고 공식적으로 밝힌 바 있다. 집으로 가는 길에 아이폰이 꺼지는 일을 방지하거나 잠깐 충전할 수 있는 장소를 찾기에는 충분한 시간이다.
이밖에 iOS9는 애플이 직접 언급하지는 않은 소소한 변화가 많은 편이다. 작은 변화가 오히려 큰 편리로 다가올 수도 있는 법. iOS9를 쓰다 보면 언젠가는 한 번 마주치게 되는 깨알 같은 진화는 다음과 같다.
• OS 용량 다이어트: iOS8이 아이폰에서 차지하는 용량은 4GB 이상이었다. 하지만 iOS9는 1GB 정도의 용량만 차지한다. 용량이 부족해 불편을 겪는 이들은 iOS9로 업데이트하는 것이 좋다.
• 설정 검색: 아이폰에서 ‘설정’ 화면의 가장 위에 ‘검색’ 창이 추가됐다. 어떤 설정 항목이 어디에 있는지 모를 때는 검색 창에 원하는 설정 항목을 입력하기만 하면 된다. 예를 들어 ‘저전력’이라고 치면, 검색창이 알아서 ‘저전력 모드’를 찾아준다.
• 이전 앱으로 돌아가기: iOS9에서는 앱과 앱 사이를 오가는 일도 더 편해졌다. 이전 앱으로 돌아갈 수 있는 단추가 지원되는 덕분이다. 예를 들어 페이스북에서 링크를 통해 사파리 웹브라우저를 실행했다면, 사파리 웹브라우저 화면 최상단에 ‘페이스북으로 돌아가기’ 단추가 나타난다. 단추를 누르면, 바로 페이스북으로 돌아갈 수 있다. 이전 앱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하는 단추는 ‘인스타그램’ 등 다양한 앱에서 활용할 수 있다.
• 소문자 키보드: iOS9에서는 키보드에 소문자가 표기된다. 현재 키보드 레이아웃이 대문자인지 소문자인지 구분하기 어려웠던 불편함이 줄어들었다.
• 동영상 녹화 해상도 설정: iOS9 부터는 사용자가 직접 어떤 품질로 동영상을 찍을지 결정할 수 있다. ‘설정→사진 및 카메라→비디오 녹화’ 메뉴로 들어가면 해상도를 선택할 수 있다. 아이폰 저장 공간을 아끼고 싶은 이들은 ‘720p HD - 30fps’ 옵션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 손글씨 더한 노트 앱: 애플의 기본 앱인 ‘노트’ 앱이 손글씨를 지원한다. 또 웹페이지를 저장하거나 사진, 지도 등을 클리핑할 수 있도록 업그레이드 됐다.
출처 : 이원석 블로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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